2017년 7월 2일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성공적으로 오픈워크퍼밋을 받은 우리 가족은 초반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1년을 나름 성공적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비록 한국에서 올때의 계획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나름 Job도 구했고, 아이들도 학교에 적응 잘하고, 심여사도 주변에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초기의 상처를 잊고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비자를 다시 발급 받을 시기가 다가왔다.
다행히 회사에서 나의 스폰서가 되어주기로 하여 LMIA를 신청할 수 있었고 LMIA가 승인되어 비자를 다시 발급받게 되었다.
LMIA가 승인되면 아래와 같은 Approval letter를 받게 된다.
이 Letter를 가지고 국경이나 공항에 가서 비자를 직접 받을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받을 수 도 있다.
세가지 방법 중 자기가 편한 방법으로 비자를 받으면 OK.
공항에서 비자를 받으려면 일단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같다 다시 들어와야 한다. 우리 가족이 처음 캐나다를 밟았을 때 했었던 방법과 동일한 방법이다.
비행기를 타야하니 비용도 많이 들고 국경보다 더 심사도 엄격한 편이라 하고,
온라인 신청의 경우에는 신청 후 비자가 나오기까지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우리 가족은 미국 구경도 할 겸 겸사 겸사 국경을 넘었다 오는 방법으로 비자를 연장하기로 했다.
국경 검문소도 여러 군데가 있고 또 어떤 검문소는 공항 못지않게 심사를 빡시게 한다고도 하니 플래그 폴링할 국경 검문소도 잘 골라야 한다.
우리 가족의 경우에는 SK Immagration의 조언을 받아 캘거리에서 4시간 정도 걸리는 BC주의 Roosville 이라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광활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는 여러 국경 마을이 있고 그 국경 마을마다 국경 검문소가 있으며 그 검문소 중 한 곳을 찾아서 가야 하는데 어떤 검문소가 비자 발급이 수월하고, 어떤 검문소가 비자 발급에 더 까다로운지는 나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보아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플래그 폴링을 하러 갈 때 이주공사의 조언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국경에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몰라 9월 1일 아침 일찍 잠에서 덜 깬 아이들을 데리고 출발했다.
우측으론 로키산맥을, 좌측으론 끝이 없이 펼쳐진 대평원을 4시간여 달리다 보니 드디어 국경마을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면세점도 보이고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국경이 폐쇄되었겠지만 이때만 해도 미국으로 넘어가려는 차들이 길을 꽉 메우고 있었다.
국력의 차이인지 몰라도 반대로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오는 차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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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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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경을 넘어가기 위한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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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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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우리 차례가 돌아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차를 몰아 오피서 앞에 섰다. 사실 미국은 국경 넘어갔다 바로 돌아올거라서 떨릴 이유도 없었는데 왜 긴장하고 떨고 했는지 모르겠다.
플래그 폴링하러 왔다고 하면 여권을 달라고 하며 차를 미국 검문소쪽 주차장에 세우고 검문소 안에 들어가라고 한다.
검문소 안에 들어가서 플래그 폴링이라고 이야기 하면 아래와 같은 입국거절 서류를 작성해서 넘겨준다.
이걸 받아 들고 다시 차에 타서 오피서의 지시대로 검문소에서 유턴하여 캐나다 쪽으로 향하면 그때서야 여권을 돌려 준다.
아마 그대로 미국으로 튈까봐 여권을 안돌려 주고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미국 검문소를 돌아 캐나다 검문소에 도착!
예의 같은 질문이 이어진다.
뭐 하러?? 비자 받으러... 차 세우고 안으로 들어와. 알았어..등등..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들어가다 보니 검문소 직원들이 허름한 차 한 대를 완전 분해하고 있었다.
차의 시트도 다 들어내고 본네트, 트렁크 바닥까지 ..
아마도 마약이나 총기 관련 조사를 하는 듯 했다.
가뜩이나 쫄아 있는데 그런 광경을 보니 더 간이 오그라 들었다.
검문소 사무실에 들어가니 사무실에 있던 이민관이 다시 비슷한 질문을 한다.
다행히 매우 친절했었던 것 같다.
웃는 얼굴로 가끔 농담도 섞어가며 친절하게 알려주기도 하고..
잡아 먹을 듯 사나운 얼굴의 퉁명스런 공항 이민관들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몇 마디 대답하고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종이 한 장을 주면서 읽어 보라고 하기에 후진 발음으로 몇 줄 읽었더니 됐다며 또 기다리라고 한다.
30~40여분을 기다렸더니 드디어 오피서가 반가운 비자를 내 얼굴에 들이밀며 돈을 내놓으라고 하기에 잽싸게 돈을 지불하고 비자를 받아 나왔다.
잔뜩 긴장하고 준비했던 것에 비하면 참 쉽게 끝난 것 같다.
조심해야 할 말들, 대답할 답변들을 달달 외우고 갔는데 거기에 관한 것은 하나도 안 물어 봤던 것 같다.
비자의 발급 여부는 전적으로 이민관들의 재량권이기에 어떤 이민관을 만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렇지만 내가 이민관을 고를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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